Insight · 해고·징계

"취업규칙 열람·복사·교부"에 대한 모든 것

취업규칙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게시하는 것은 회사의 의무입니다. 복사본 교부나 사진 촬영까지 허용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 고용노동부 해석이고, 취업규칙 변경으로 근로조건이 달라졌다면 그때는 서면을 내어 주셔야 합니다.

직원에게서 취업규칙 사본 요구를 받았을 때 회사가 볼 것은 요구된 문서에 법이 붙인 단어입니다. 취업규칙은 '게시' 대상이라 복사·촬영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근로기준정책과-1428, 2021. 5. 14.), 근로계약서와 임금명세서는 '교부' 대상이라 거부라는 선택지 자체가 없습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제2항, 제48조제2항). 노무바나나가 같은 문의를 판정할 때 확인하는 항목은 문서의 종류, 열람 환경, 취업규칙 변경 여부, 요구한 사람 네 가지이고, 이 순서로 보면 대부분의 요구는 몇 분 안에 결론이 납니다.

그 문서에 법이 붙인 단어가 게시인지 교부인지부터 확인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4조제1항은 사용자에게 법령의 주요 내용과 취업규칙을 근로자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곳에 두어 알리도록 정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이 조문이 부여한 의무가 열람 보장이고, 복사를 허용하거나 사본을 교부할 의무까지 담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해석의 질의 자체가 '열람은 허용하나 복사 및 사진 촬영을 거부하는 것이 가능한지'였으므로, 휴대전화 촬영 요구도 같은 판단 안에 들어 있습니다. 이런 요구가 들어오는 시점이 대체로 징계나 수당 문제가 불거진 뒤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담당자에게 필요한 것은 즉답이 아니라 판정 순서입니다.

반면 근로계약서는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과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를 적은 서면을 근로자에게 주도록 정해져 있고(제17조제2항), 임금명세서는 임금을 지급할 때마다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주도록 정해져 있습니다(제48조제2항). 이 문서들은 조문 자체가 교부를 명령하고 있어 요구가 오면 응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같은 '회사 문서'라도 출발선이 다른 셈이고, 문서 이름만 확인해도 응대의 절반이 정해집니다.

열람 환경이 갖춰져 있어야 복사 거부도 성립합니다.

복사 거부가 성립하려면 그 전에 열람이 실제로 보장되어 있어야 합니다. 취업규칙이 잠긴 캐비닛 속에 있거나 결재를 받아야만 볼 수 있다면, 복사 문제 이전에 제14조 위반이 먼저 걸리고 과태료(500만원 이하)가 문제됩니다(제116조제2항제2호). 사무실 게시판, 휴게 공간, 부서별 공용 서가처럼 근로자가 지나다니며 집어 볼 수 있는 자리면 충분하고, 비용이 드는 일도 아닙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환경이 없는 상태에서의 복사 거부는 법이 인정해 준 거부가 아니라 위반 위에 얹은 거부가 됩니다.

게시 방법이 종이에 한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열람권이 보장되는 방식이라면 사내 인트라넷 게시나 전자메일 통보도 무방하다는 것이 고용노동부 회신이고(근로기준팀-1404, 2007. 10. 11.), 같은 회신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근로자를 위해 서면본을 함께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안내했습니다. 인트라넷에 상시 게시하고 서면본 한 부를 함께 두시면, 사본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일 자체가 줄어듭니다.

취업규칙이 최근에 변경됐다면 서면 교부 의무가 생깁니다.

취업규칙 변경으로 근로계약서에 명시했던 근로조건이 달라진 경우, 근로자가 요구하면 변경 내용을 적은 서면을 내어 주어야 합니다(제17조제2항 단서). 복사 거부가 가능하다고 본 근로기준정책과-1428 역시 회답 끝에 이 예외를 함께 붙여 두었습니다.

이때도 의무의 대상은 달라진 근로조건을 적은 서면이지 취업규칙 전문이 아닙니다. 임금 체계나 휴가 일수처럼 근로계약서에 들어가는 사항이 개정으로 바뀌었을 때 그 부분을 적어 주면 되는 것이므로, 개정 공지 직후 들어오는 요구는 어느 쪽 요구인지 구분해서 응대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개정과 무관한 시기의 단순 사본 요구라면, 열람 안내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요구한 사람이 파견근로자인지 행정기관인지에 따라 답이 다릅니다.

파견근로자나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 요구해 오면 근로계약의 상대방부터 확인합니다. 사용사업주의 게시 의무는 그 사업장에서 직접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를 향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 회신이고, 파견근로자에게 사용사업주 취업규칙의 근로조건을 적용하려면 파견사업주가 근로계약서 등에 그 내용을 밝혀 두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근로기준정책과-1015, 2023. 3. 28.).

반대로 근로감독관이나 고용노동부·노동위원회가 요구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용자는 그 요구에 지체 없이 응하여 보고하거나 출석하여야 하고,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3조, 제116조제2항제1호). 직원 개인에게는 사본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행정기관 요구에까지 끌어다 쓰면, 그때부터는 별개의 위반이 시작됩니다. 노동청 진정이나 노동위원회 사건이 예고된 국면이라면 요구와 응대 내용을 함께 기록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자 게시로 바꿀 때는 의견청취 증빙까지 같이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취업규칙 게시를 인트라넷으로 옮기는 회사라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절차와 함께 정리해 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동조합,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이라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신고할 때는 그 의견을 적은 서면을 첨부합니다(같은 조 제2항).

이 의견청취를 사내 게시판이나 전자문서로 진행할 계획이라면,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와 미리 협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자적 방식의 증빙을 어디까지 요구하는지가 감독관마다 달라서, 노무바나나가 취업규칙 변경 자문에서 반복해 안내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게시의 전자화와 의견청취의 전자화는 한 흐름에 있으므로, 인트라넷 이관 시점에 같이 설계해 두면 두 번 손대지 않아도 됩니다. 의견서 양식과 회람 기록을 함께 보관해 두면 취업규칙 신고 단계에서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주지가 되어 있어야 회사도 취업규칙을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취업규칙이 효력을 가지려면 어떤 방법으로든 근로자 일반에게 알리는 주지 절차를 요구합니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열람 접근을 좁혀 온 운영은 과태료 문제로 끝나지 않고, 징계 규정처럼 회사가 취업규칙을 근거로 삼아야 하는 국면에서 주지 여부라는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같은 판결이 게시·비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취업규칙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본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실무의 답은 게시 여부에 매달리기보다 주지 사실을 남기는 쪽에 있습니다. 개정 취업규칙의 게시일과 공지 방법을 기록해 두면, 효력이 다투어질 때 그 기록이 그대로 회사의 증빙이 됩니다. 사본 요구가 이미 진정이나 구제신청과 맞물려 들어온 경우라면, 응대의 수위와 기록 방법까지 사업장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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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노동법 실무 정보이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적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판단은 사실관계 확인을 거친 공인노무사 자문을 통해 확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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