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해고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수습이라도 해고는 해고입니다. 수습 기간이 유효한지, 해고통지서에 구체적·실질적인 거부 사유를 적었는지, 본채용 거부의 합리적 사유가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사유가 있어도 해고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말하는 '수습'이 법에서 말하는 시용인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실무에서 '수습'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시용(試用)은 근로자의 업무능력·자질·인품·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하고 판단하려는 제도입니다.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되어 있어, 기간 중 해고하거나 만료 시 본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용은 이미 확정하고 업무를 익히도록 둔 기간이라면 해약권이 유보된 것이 아닙니다. 이 경우 내보내려면 일반 해고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계약 내용에 따라 시용인지가 달라집니다.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평가를 거쳐 본채용 여부를 정한다는 취지가 적혀 있어야 시용으로 볼 가능성이 생깁니다. 계약서에 '수습 3개월'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평가로 내보낼 수 있다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인사담당자가 먼저 확인할 것은 계약서 문구입니다. 계약서에는 수습 기간의 시작과 끝, 기간 중 평가를 한다는 점, 평가 결과에 따라 본채용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적혀 있어야 합니다.
시용이라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시용이 인정되면 판단 기준이 넓어집니다. 대법원은 시용기간 중 해고나 만료 시 본계약 체결 거부를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 보아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인정합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넓게 인정되더라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실제로 다투어 회사가 진 사례가 있습니다.
같은 판결에서 은행은 시용 근로자를 평가하면서 영업점별로 C·D 등급 해당자 수를 미리 할당했고, 평정표 제출 뒤 재작성을 요구받은 일부 영업점장이 평정자와 확인자를 달리하도록 정한 사내 평가요령을 어기고 혼자 다시 작성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을 들어 해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운수회사가 취업규칙에 규정되어 있지도 않은 대형차량 운전경력증명서를 요구하고 그 미제출을 이유로 수습 운전기사를 해고한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유보된 해약권 행사에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50580 판결).
두 사례에서 문제가 된 것은 평가가 미리 정한 기준대로, 정해진 절차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평가 기록이 없으면 합리적 사유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실제 순서는 통보가 아니라 기록입니다. 평가 등급을 할당해 두거나 사내 평가요령을 어기면 그 평가는 거부 사유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인사담당자는 수습 시작 전의 평가 기준 문서, 기간 중의 중간 피드백, 항목별 최종 평가를 남겨 두셔야 합니다.
평가 항목과 기준을 수습 시작 전에 문서로 정해 둡니다. 끝날 무렵에 만들면 사후에 맞춘 것으로 읽힙니다. 항목은 많을 필요가 없고 직무별로 서너 개면 충분합니다.
기간 중 최소 한 번은 중간 피드백을 서면이나 메일로 남깁니다. 개선 요구가 있었는지는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판단할 때 함께 고려됩니다.
최종 평가는 항목별 결과로 적습니다. 등급만 적힌 평가표로는 나중에 작성할 통지서에 적을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통지서에는 구체적·실질적인 거부 사유를 적어야 합니다.
해고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제2항). 서면을 빠뜨리면 사유가 아무리 정당해도 그 해고는 무효입니다.
본채용 거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 실무에서 자주 쓰는 문구가 그대로 문제가 됩니다. '수습 평가 결과 부적격', '업무 능력 부족' 같은 표현은 근로자가 무엇을 다투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구체적·실질적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적어야 하는 것은 어떤 항목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고, 언제 어떤 개선 요구가 있었는지입니다. 평가 기록이 남아 있어야 이 세 가지를 적을 수 있습니다.
인사담당자가 마지막에 확인할 것
해고예고는 별도로 봅니다. 해고하려면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예고 의무가 없습니다(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1호).
⛔ 기준은 수습 기간이 아니라 계속 근로한 기간입니다. 수습을 3개월로 두었더라도 그 전에 다른 계약으로 근무한 기간이 있으면 통산되므로, 입사일부터 세어 보셔야 합니다.
예고를 했다고 서면통지 의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해고예고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시해 서면으로 한 경우에는 제27조의 통지를 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법 제27조 제3항). 예고와 서면통지를 한 장으로 하시면 두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하실 수 있습니다.
업무상 부상으로 요양 중인 기간에는 해고가 제한됩니다(같은 법 제23조 제2항). 대법원은 시용 근로자에 대해서도 그 기간 중 해고나 본계약 체결 거부를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두43958 판결).
마지막으로, 본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 구두로 먼저 알리고 서면을 나중에 주는 순서는 피하십시오. 서면이 도달한 날이 해고일이 되고, 그 사이 기간이 분쟁의 빌미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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