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사건에서 회사가 손쓸 수 있는 일은 대부분 판정 전에 있습니다. 판정에 불복해 재심으로 결과를 뒤집는 경우는 열에 하나가 되지 않으므로(2024년 10.1%), 승부는 해고를 결정하고 통지하는 단계에서 사실상 갈립니다.
노무바나나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노동위원회 판정례 중 부당해고 사건 95,942건(2016년~2026년 5월)을 집계한 결과입니다. 판정까지 간 사건의 31.4%가 인정으로 끝났고, 결과를 가른 것은 해고 사유의 무게보다 구제신청의 요건과 서면통지였습니다.
인정률 31.4%가 뜻하는 범위
95,942건은 지방노동위원회 초심 판정 75,563건과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판정 20,379건을 합친 것입니다. 인정률 31.4%는 초심 판정 가운데 전부인정 21,736건과 일부인정 1,982건을 합해 계산한 값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판정서가 공개된 사건만 센 것이어서, 화해나 취하로 종결된 사건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시민단체가 노동위원회 권리구제 사건을 다시 계산한 자료로는 2020년 인정률이 19%, 화해율이 41.0%였습니다(매일노동뉴스 2022. 1. 26. 보도). 구제신청이 접수됐을 때의 실제 향방을 가늠하실 때는 판정 확률과 함께 화해 가능성을 같이 놓고 보셔야 합니다.
본안 전에 구제신청의 요건에서 정리되는 사건이 7건 중 1건입니다.
각하 10,670건의 결정문에는 신청 취하, 구제이익 소멸, 상시 5명 미만, 3개월 신청기간 경과, 해고 부존재, 근로자성 부정이 반복해 나타납니다. 해고가 정당했는지 이전에 구제신청의 요건이 먼저 다투어진다는 뜻입니다.
구제신청은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하고(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 상시 5명 미만 사업장에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제11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상시근로자 수는 해고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그 기간의 가동일수로 나누어 계산하며, 기간제·단시간 근로자가 모두 포함되고 파견근로자는 제외됩니다(시행령 제7조의2). 사무실에 근무하는 인원만 세어 5명 미만으로 판단해도, 이렇게 계산해 보면 5명을 넘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해고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계산 근거를 먼저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서면통지만 갖추어도 가장 흔한 부당해고 판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해고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제2항). 사유가 정당하더라도 서면이 없으면 그 사실만으로 부당해고가 됩니다.
대법원은 근로자가 해고사유를 이미 알고 있었던 사안에서도 서면에 사유를 전혀 적지 않았다면 제27조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반대로 사유를 축약해 적었더라도 근로자가 무엇으로 해고되는지 알고 대응에 지장이 없었다면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기재가 없으면 위반이고, 기재가 짧은 것은 사안에 따라 유효할 수 있습니다.
출력이 즉시 가능한 이메일로 보낸 '징계결과통보서'도 사유와 시기가 구체적이면 서면으로 인정됐으므로(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통지 수단보다 기재의 구체성이 판정을 가릅니다.
판정 이후에는 10일과 15일의 기한을 관리하셔야 합니다.
초심에 불복한 재심에서 결과가 바뀐 비율은 전체 기간 14.0%, 2024년 10.1%, 2025년 9.5%입니다. 재심은 판정서를 통지받은 날부터 10일 이내, 행정소송은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고, 기간이 지나면 판정이 확정됩니다(근로기준법 제31조). 재심이나 소송을 제기해도 구제명령의 효력은 정지되지 않으며(제32조), 이행기한까지 이행하지 않으면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이 매년 2회의 범위에서 2년까지 반복 부과될 수 있습니다(제33조 제1항·제5항).
2021년 11월 19일 시행된 개정으로 근로계약기간 만료나 정년 도래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사건에서도 노동위원회가 해고기간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제30조 제4항), 계약 만료를 기다리는 방식의 대응은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인사담당자가 해고 전후에 확인할 것
해고 검토 단계에서는 상시근로자 수 계산 근거와 해고사유를 확인하고, 통지 단계에서는 서면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판정을 받은 뒤에는 수령일 기준 10일과 15일의 기한을 관리하고, 불복 여부와 별개로 구제명령 이행 계획을 검토해야 이행강제금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해고 사유의 정당성과 서면 기재의 구체성은 사업장의 사정과 증빙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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